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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관리자   [purero@empal.com]
제   목     [미디어몹]앨범리뷰-촛불의바다
File#1     candlesea.jpg (size : 135.5 Kb)     Download : 2368




촛불 집회 가수 손병휘씨가 최근에 앨범을 냈습니다.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촛불의 바다]라는 타이틀의 3집 앨범입니다. 이전에 손병휘씨의 노래를 들은 바가 없던 저로서는 어떤 노래들일까 궁금했습니다. 근데 앨범을 다 들은 후 저는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곡이 좋지 않거나 노래가 맘에 안들다거나 앨범이 후져서일까요?

포크뮤지션 손병휘씨는 첫곡 <모든 것, 그리고...>에서 가벼운 포크 선율에 젊은 날의 고뇌와 방황을 잊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그 다짐은 "모든 것, 그리고 언제나..."라는 후렴구로 노래되고 있는데, 이 글귀는 볼리비아의 민족해방군 전사 '네스토 파즈'에게 그의 동지이자 연인인 여성이 선물한 손수건에 수놓아져 있는 글귀라고 합니다. 모르고 듣기엔 발랄한 포크음악이였지만 의미를 알고나니 사랑하는 이를 전장으로 보내는 여인의 마음이 아련하게 느껴집니다.

두번째 곡은 1889년 백인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긴 수우족의 추장 '노란종달새'의 기도문에 곡을 붙였습니다. 자연에 기대어 민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수우족 추장의 간절한 바람이 들어있는 이 노래는 거의 절멸된 북아메리카의 인디언들의 한이 느껴집니다.

<남강>과 <아버지>는 6.25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남강>에선 참전한 군의관의 시선으로 참혹한 전쟁상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인민군으로, 국방군으로, 유엔군으로 참전한 아버지를 가진 2세의 시선으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의 고통을 노래합니다.

이어서 노래하는 자의 시선은 한국전쟁을 벗어나 체첸의 독립군에게(나비), 보스니아 내전하에서 몸을 파는 소녀에게(여자 아이들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집을 묻는다), 지난 해 이라크에서 젊은 생을 빼앗긴 김선일에게(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침략전쟁의 희생양이된 이라크 민중들에게(피묻은 민들레꽃, 샤이를 마시며, 시르 야 디즐라) 옮겨집니다. 하나같이 가슴이 터지는 듯 억울하고 불쌍한 사연들입니다.

앨범의 마무리는 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에서 일어난 촛불시위에서의 민중의 힘과 세계민의 연대를 노래합니다(촛불의 바다). 마지막으로 인도의 시인 타고르의 기도로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기원합니다.

노래마다의 배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구상에서 벌어진 참혹한 전쟁과 그 전쟁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민중들의 아픔을 노래합니다. 앨범을 다 듣고서 마음이 불편했던 연유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아직도 지구상에는 끝나지 않은 전쟁과 그 아픔이 존재한다는 것, 그것이 그대로 오페라와도 같은, 어쩌면 뮤지컬의 OST와도 같은 곡들을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손병휘의 [촛불과 바다]는 우리 나라 최초의 테마앨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태 테마가 없는 앨범이 하나도 없었냐라고 한다면 그건 아닙니다만,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일관성있게 곡을 만들고 배치했다는 점에서 그러한 것입니다. 손병휘씨는 스스로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와 같은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을 계기로 이 앨범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앨범은 한 젊은이가 젊은 날을 방황과 고뇌에서 벗어나 인간의 광기에서 비롯된 전쟁으로 눈을 돌려 그 아픔을 노래하고 결국은 세계인들의 평화를 기원하는 것으로 그 구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떤 극적 상상력을 가지고 본다면 일종의 포크오페라라고 한들 그리 무리는 아니겠습니다. 전반적으로 기타를 주로 한 반주로 포크적 감성을 느끼게 하지만, 관악기와 현악기 그리고 적절한 신디사이져의 사용으로 프로그래시브한 느낌도 가미가 되어 락오페라적인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특히 타이틀곡인 [촛불의 바다]를 듣게 되면 그 진행 방식과 연주의 느낌은 핑크플로이드의 어떤 곡을 듣는 듯 합니다.

연주자의 악기음 하나하나에도 배려를 아끼지 않아 상대적으로 보컬의 음색이 약한 느낌입니다만, 그것을 감안하고 듣는 다면 모두 어느 것 하나 앞세우지 않고 같은 선상에서 들리는 화음과 각자의 음색의 자연스럽습니다.

어떤 줄거리까지 염두에 두고 전체적으로 연결되는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면 더 좋은 앨범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글쓴이 - 원미동

인쇄하기  (작성일 : 2005년 08월 06일 (21:17),   조회수 : 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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